슐런

장애유형 : 청각장애 / 참가자 : 15명
협력기관 : 한국농아인협회 서울특별시협회 동대문구지회

동대문구 어울림 슐런 교실
배우고, 공유하고, 지속하는 슐런 교실
세 대의 슐런 보드가 설치된 연습실, 커다란 칠판에는 선수들의 이름과 점수가 또박또박 적혀 있고 세 명의 선수가 진지하게 연습에 임하고 있습니다. 선수들 주변에 앉아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참가자들의 표정도 사뭇 진지하네요. 단순한 재미 그 이상의 긴장감이 흐르는 이곳, 한국농아인협회 서울특별시협회 동대문구지회(이하 지회)의 슐런 교실은 오늘도 ‘만석’입니다.
우리들의 뜨거운 시간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7월의 한 낮, 동대문구에서는 슐런 모의대회가 한창입니다. 그런데 마냥 화기애애할 줄 알았던 연습실의 분위기가 예상과 다르게 사뭇 진지합니다. 이유가 뭘까요? 지회의 유잠별 담당자는 “참가자들이 지난 6월 서울지역 규모의 ‘어울림 슐런 대회’에 참여했거든요.”라며 운을 뗐습니다. 그리고 흐뭇하게 웃으며 이야기합니다. “처음으로 큰 규모의 경기를 보고 놀라신 거예요. 그게 동기부여가 되었는지 그 후로 확실히 더 열심히 연습하시는 것 같아요.”

지회가 기획한 슐런 교실은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에 운영되며, 주 구성원은 지역의 청각장애인입니다. 일주일에 두 번이나 수업이 진행되는데도 참가자들은 입을 모아 “에이, 우리한테는 수업이 너무 적게 느껴져요. 좀 더 자주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에요.”라고 말한답니다.

슐런 하는 마음

지회에서는 무엇보다 ‘의사소통이 용이한 체육 프로그램’을 고민하다가 슐런이라는 종목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슐런은 청각장애인이 불편을 느끼지 않고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종목입니다. 게다가 황사나 미세먼지가 많은 봄이나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여름에도 바깥 날씨와 상관없이 실내에서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실제로 슐런 교실에 참여한 참가자들은 일주일에 두 번 이곳에 나와 운동도 하고 사람들과 만나면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더욱 건강해졌다고 말합니다.

참가자들에게 슐런을 가르쳐준 염보순 강사는 슐런 교실을 통해 많은 참가자들이 에너지를 조절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고 합니다. 특히 처음에는 강사님의 가르침보다 자신의 생각대로 공을 세게 밀어 넣었던 분들도 끝없는 강습과 다섯 번의 모의경기를 하면서 많이 바뀌어 이제는 힘을 쓰는 법이 아니라 빼는 법을 연습합니다.

참가자들은 슐런 교실이 마무리된 후에도 계속 협회를 찾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유잠별 담당자도 언제든지 연습실을 열어둘 계획이라고 하네요. 슐런을 향한 참가자들의 열정은 한여름의 태양이 무색할 정도로 뜨겁습니다.

담당자 인터뷰
유잠별 담당자
Q. 지회에서는 작년까지 게이트볼 교실을 운영했다고 들었는데요. 올해 새로운 종목인 슐런 교실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작년에 운영했던 게이트볼 교실의 경우, 스틱이나 공 같은 장비를 참가자들이 개인적으로 구매해야 했어요. 그러다보니 동기부여도 잘 안되고 참가자들의 참여도가 낮았답니다. 이에 ‘좀 더 많은 분들이 빈손으로 와서 즐길 수 있는 경기가 뭘까?’라는 고민을 하게 됐죠. 그 때 몇몇 참가자들이 다른 단체에서 슐런을 보시고는 ‘우리 동대문구에서도 슐런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건의해주셨어요.
Q. 참가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셨군요. 실제로 슐런 교실을 운영해보니 어떠셨나요?
A. 슐런의 장점은 누구나 다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저희 같은 경우, 처음엔 그저 슐런을 구경하러 오셨다가 ‘쉽고 재미있어 보인다.’라며 자발적으로 나오신 분들이 계셔서 참가자이 10여 명에서 20명으로 늘었답니다. 간혹 점수 계산법을 어려워하는 분들도 계셨지만, 반복적으로 가르쳐드리니까 조금씩 이해를 하시더라고요.
Q. 체육 프로그램 지원 중 특별히 도움이 되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A. 가장 먼저 슐런 보드와 퍽(나무 공)을 두 세트 구입했어요. 그리고 참가자들에게 슐런을 가르쳐주실 강사님도 초빙했지요. 후반부로 갈수록 참가자 수가 늘어나면서 장비가 부족한 사태까지 벌어졌는데요, 감사하게도 강사님이 개인 장비를 가지고 오셔서 연습실에 두고 사용하게 되었답니다. 그밖에도 참가자 분들이 운동을 마치고 드실 수 있도록 다과도 준비해서 서로 교제하는 시간도 가졌지요.
참가자 인터뷰
Q.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신 동기를 말씀해주세요.
  • A.
    이순자(청각장애) : 저 같은 경우, 지회에서 문자가 오더라고요. 슐런 교실을 열게 되었으니 와서 연습 한 번 해 보라고요. 그래서 ‘슐런이 뭔가’하고 와서 해봤는데,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그래서 계속 활동을 하게 됐어요.
  • A.
    이정임(청각장애) : 저도 이번 교실을 통해 처음으로 슐런을 알게 된 거예요. 평소에는 운동을 많이 안 하는데 슐런 교실에 와보니 재미있어서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여했어요.
Q. 실제로 연습을 하시면서 체력이 좋아지셨는지 궁금해요. 실력은 많이 느셨나요?
  • A.
    김영수(청각장애) : 저도 처음엔 ‘이게 무슨 운동이 될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까 운동이 되더라고요.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사람이 순해지는 걸 느끼는데, 저 같은 경우는 성질 되게 급해서 처음에 퍽을 그냥 막 밀어 넣었더니 안 되는 거예요. 그랬더니 강사님이 와서 조급함을 내려놓으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내려놓아보니까 신기하게 잘 들어가지 않겠어요? 처음엔 30점 밖에 안 나오던 점수가 하다보니까 90점으로 올라가고,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150년까지도 올라갔지요.
Q. 슐런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 A.
    이순자(청각장애) : 슐런을 하면서 활동량이 늘었어요. 덕분에 몸도 회복되는 것 같고 스트레스도 풀려요. 보기엔 쉬워 보여도 땀흘려 집중을 하다보니까 운동이 끝나면 배가 고파지는데, 협회에서 간식도 나눠줘서 좋더라고요. 덕분에 참가자들도 점점 늘고 있답니다.
  • A.
    김영수(청각장애) : 정신적으로 너무 건강해지더라고요. 밖에서 우울했던 게 여기 와서 집중을 하니까 너무 좋아요. 슐런 교실을 지원해 준 홈앤쇼핑과 한국장애인재단에 고마움을 느끼고 있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꾸준히 참여하는 것으로 보답을 하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