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스포츠

장애유형 : 시각장애 / 참가자 : 10명
협력기관 : 경기도시각장애인연합회 평택시지회

평택시 시각장애인 댄스스포츠
열정의 댄스에 흠뻑 빠지다
“오른쪽으로 한 발, 다시 돌아서 한 발!”
강사의 우렁찬 구령에 참가자들이 팽그르르 한 바퀴 돕니다.
운동이긴 해도 춤의 요소가 있다 보니 추는 모습이 제각각입니다.
다시 우렁찬 구령이 반복되면서 따라하는 춤사위가 조금씩 다듬어집니다.
경기도시각장애인연합회 평택시지회(이하 지회)의 참가자들이 댄스스포츠를 배우는 모습입니다.

댄스스포츠는 무용에 스포츠 경기적 요소를 가미한 종목입니다.
여럿이 함께 춤을 추며 얻는 즐거움과 전신을 사용해 운동하는 쾌감을 동시에 얻을 수 있습니다.
잠시 쉬는 시간을 갖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스텝을 연습하는 참가자들의 모습에서 댄스스포츠를 향한 뜨거운 열정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손꼽아 기다리는 열정의 2시간

오후 2시부터 댄스스포츠 교실이 열리는 장애인회관 2층에는 수업시간이 많이 남았음에도 시끌벅적하게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수업이 시작되기 전부터 스텝을 연습하고, 지난 시간 배운 동작을 맞춰봅니다. 평소라면 조금 쑥스러워 입기 어려웠을 화려한 댄스스포츠 의상을 입은 참가자들도 보입니다. 지회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댄스스포츠 교실을 연지 3달이 지난 풍경입니다.

이 시간은 지회에서 소외된 시각장애인들에게 스포츠 활동을 지원하고, 사회의 일원으로 밝게 생활할 수 있도록 이끌기 위해 기획한 댄스스포츠 교실입니다. 지회의 양순자 센터장이 시각장애인의 댄스스포츠 무대를 보고 감동을 받아 이 종목을 적극 추천했습니다.

현재 참가자들이 배우고 있는 댄스스포츠의 세부종목은 ‘룸바’입니다. 리듬이 매혹적이면서 춤을 익히기 쉬워 처음 댄스스포츠에 도전하는 이들도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는 종목입니다. 룸바가 남녀가 짝을 이뤄 추는 춤이라 처음엔 어색해하던 참가자들도 이제는 적극적으로 춤을 추며 2시간 동안 땀을 흠뻑 흘립니다.

댄스스포츠 교실이 끝나면 장애인회관 지하에 있는 목욕탕에서 시원하게 씻고 돌아갑니다. 재활 프로그램이나 댄스스포츠 교실을 마친 뒤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입니다. 목욕탕에는 늘 상주하는 직원이 있어 시각장애인이라도 목욕탕을 이용하는 데 안전합니다.

장애가 열정을 막을 순 없다

시각장애인은 활동의 제약이 많아서 할 수 있는 운동의 종류가 많지 않습니다. 외부활동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어 운동을 시도조차 못하는 이들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전문가의 지도와 연습이 뒷받침되면 시각장애인이라도 멋지게 해낼 수 있는 운동 종목 중 하나가 댄스스포츠입니다. 짝을 지어 춤을 추는 동안 타인과 스킨십을 하며 유대감도 강화시킬 수 있어 외부활동에 소극적인 시각장애인에게 좋은 운동입니다.

다만 동작 하나를 배우는 데 오래 걸리고 균형을 잡는 데도 애를 먹습니다. 이들을 위해 강사는 모든 동작을 알아듣기 쉬운 말로 설명하고, 참가자들은 집중해서 듣습니다. 약시인 분들은 강사의 동작을 흐릿하게나마 보고 열심히 따라하고, 전맹인 분들은 자원봉사자의 발 위치와 팔을 만져가며 동작을 따라합니다. 어디서 이런 열정이 나왔나 싶을 정도로 참가자들의 열의가 대단합니다. 누구 하나 뒤쳐지지 않고 열심인 모습에 감동까지 밀려옵니다.

담당자 인터뷰
양순자 센터장
Q. 이번 체육 프로그램 지원사업은 어떤 계기로 지원하게 됐나요?
A. 사실 시각장애인들은 평소에 홈쇼핑을 정말 즐겨봅니다. 저 역시 시각장애인인데, 평소 홈쇼핑에서 상품 설명을 워낙 자세히 해주니까 듣고만 있어도 물건을 고르기가 참 편하더라고요. 그래서 홈앤쇼핑을 즐겨보는 편인데, 어느 날 저희 사회복지사가 한국장애인재단과 홈앤쇼핑이 체육 프로그램을 지원한다는 소식을 전해줬습니다. 시각장애인에게 친숙한 홈앤쇼핑인데다 장애인들의 건강증진을 위한 지원 사업이니 주저할 이유가 없지요! 서둘러 신청했는데 운이 좋아 저희가 지원을 받게 됐네요.
Q. 시각장애인을 위한 댄스스포츠 교실을 준비하면서 특별히 신경 쓰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시각장애인들은 보이지 않는 어려움 때문에 집에서 은둔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들의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모두 개선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음악을 들으며 춤을 추는 행위 자체가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해지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처음에 어색해하고 소극적이던 분들도 지금은 잘 웃고 한결 밝아진 게 느껴져서 참 좋습니다. 새로운 경험이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A. 참가자들이 댄스스포츠를 배우는 모든 순간을 참 행복해합니다. 동작을 특별히 잘하지 못하더라도 서로 허둥대며 웃음을 터뜨리고, 응원도 해주고, 수업이 없는 날도 틈틈이 연습할 정도입니다. 두 시간 열심히 춤을 배운 뒤 함께 먹는 간식은 또 얼마나 꿀맛인지요. 이렇게 좋은 기회를 만들어주신 홈앤쇼핑과 한국장애인재단에 정말 감사합니다.
강사 인터뷰
권희숙 강사
Q. 시각장애인의 댄스스포츠 강의를 맡고 계신데요. 강의를 하며 느낀 점이 있나요?
A. 18년간 댄스스포츠 강사로 일하고 있지만 시각장애인의 강의를 맡은 건 처음이었어요. 그래서 강의를 준비하며 걱정이 많았죠. 그런데 수업을 시작하고 보니 시각장애인에게는 시각의 단점을 보완할 다른 뛰어난 감각이 있다는 점을 알았어요. 그래서 댄스스포츠를 배우는 데는 비장애인과 다를 바가 없다고 느끼고 있어요. 대신 잘 보이지 않으니 반복이 중요해요. 구령을 크게 하고 발을 맞추는 데 신경을 씁니다.
Q. 댄스스포츠를 시작하며 참가자들이 처음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A. 시각장애인은 외부활동이 소극적인 편이라 운동경험도 매우 적고 근육이 발달하지 않은 편이에요. 그런데 댄스스포츠를 하면서 구부정했던 자세가 반듯해지고 집중력이 좋아졌어요. 함께 춤을 추다가 참가자들 얼굴을 보면 굉장히 신나있다는 게 느껴집니다. 참가자들의 뜨거운 열정에 제가 오히려 배워가는 기분입니다.
참가자 인터뷰
김승천 참가자
Q. 어떤 계기로 댄스스포츠에 도전하게 됐나요?
A. 제가 올해 67세입니다. 이 나이에 댄스스포츠라니, 게다가 시각장애인이니 엄두도 못 낼 일이죠. 장애인회관에 오가면서 댄스스포츠 프로그램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처음엔 절대 못 할 거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한 번쯤은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래서 정말 용기 내 시작했습니다.
Q. 용기 내서 시작한 댄스스포츠, 몇 달 해보니 어떠세요?
A. 처음엔 발걸음 떼기도 어려웠는데요. 지금은 선생님 발동작을 완벽하게 따라할 정도로 늘었습니다. 이렇게 춤을 배우다 보니 젊어진 기분이 들고, 두 시간 배우고 나면 몸이 아주 개운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전국체전에 나가 메달도 따고 싶어요. 늦게나마 목표가 생겨서인지 춤추는 하루하루가 참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