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궁

장애유형 : 청각장애 / 참가자 : 16명
협력기관 : 한국농아인협회 경기도협회 과천시지회

고령 장애 어르신 어울림 한궁 교실
나이와 장애를 잊는 묘약 ‘한궁’
과천시의 장애인복지관 2층에 위치한 아담한 교실. 수업이 시작되기 전부터 떠들썩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수업 전에 일찌감치 복지관에 도착해 한궁 연습에 흠뻑 빠진 한국농아인협회 경기도협회 과천시지회(이하 지회) 회원들이 그 주인공입니다.
다소 생소한 종목인 한궁. 고령의 장애 어르신들은 생소했던 종목인 한궁을 통해 활기를 되찾고 생활체육의 즐거움도 맛볼 수 있었습니다.
그 즐거운 변화가 이루어지는 한궁 교실로 지금 함께 찾아가볼까요?

*한궁 : 서양의 양궁과 다트의 장점을 전통종목인 국궁을 융합한 대표적인 생활체육 종목
고령의 농인을 향한 배려가 넘치는 지회
고령의 농인을 향한 배려가 넘치는 협회

지회는 평소 고령 장애 어르신의 건강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곳입니다. 과천지역은 2천여 명에 가까운 장애인 중 65세 이상 고령 장애인이 51%, 약 965명 정도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회에서는 이 같은 고령 장애인의 장애유형에 맞는 생활체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고령으로 인한 소외감도 해결하고자 ‘고령 장애 어르신 어울림 한궁 교실’을 기획했습니다. 한궁 교실을 기획한 김지혜 담당자가 보다 자세히 설명해줍니다.

“저희 지회를 찾는 회원분들은 중도 청력손실로 난청을 겪어 농인이 되신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수어를 못 배우신 분들이 많고, 연령도 상당히 높은 편이죠. 젊은 시절에는 청력에 문제가 없다가 연세가 많아지면서 장애를 겪은 케이스가 많다보니 집에만 계시거나 무기력하게 지내는 분들이 많은데, 이번 체육 프로그램을 통해 건강한 여가생활을 시도할 수 있었습니다.”

한궁 교실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김지혜 담당자는 농인 중심의 스포츠, 그 중에서도 고령인 회원들이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종목을 고르는 데 주력했습니다.

“실외스포츠는 이미 시도할 수 있는 게 많아요. 하지만 계절의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으면서 신체능력이 떨어지는 고령의 회원들에게 무리가 가지 않는 종목을 찾아내는 게 어려웠어요. 그러다 찾아낸 게 한궁인데 회원들이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었고, 한궁 교실을 통해 활기를 되찾아가는 게 눈에 보여서 참 뿌듯합니다.”

과녁과 핀만 있다면 우리는 모두 한궁선수
과녁과 핀만 있다면 우리는 모두 한궁선수

한궁은 양궁표적판을 과녁으로 사용하고 활 대신 다섯 개의 핀을 던져 점수를 내는 스포츠입니다. 한궁 교실이 열리는 공간 한쪽 벽에 양궁표적판이 새겨진 한궁보드가 설치돼 있고, 2미터 떨어진 위치에서 회원들이 핀을 쥐고 서있습니다. 강사님이 신호음을 알려주거나 수신호를 보여주면 회원들이 보드를 향해 핀을 날립니다. 다들 이를 다물고 집중해서 핀을 던지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핀을 던질 때마다 강사님이 점수를 계산해 알려주고 자세를 짚어줍니다. 점수가 높게 나오면 교실에 있던 모두가 박수를 치며 좋아합니다. 오늘은 강사님이 특별선물도 준비해 오셨습니다. 주머니에서 막대사탕 한 움큼을 꺼내 보여줍니다.

“60점 넘게 나올 때마다 사탕 한 개씩입니다!”

소소한 사탕선물이지만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회원들은 집중해서 핀을 던집니다. 팀을 짜서 서로 번갈아 핀을 던지고 각 세트가 끝나면 평균점수를 계산하고 지난 수업 점수와 비교해봅니다. 나이도 장애도 잠시 잊은 채 노란 과녁을 향해 열의를 불태우는 한궁 교실의 풍경입니다.

담당자 인터뷰
김지혜 담당자김지혜 담당자
Q. 한궁 교실을 운영하면서 참가한 회원들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A. 저희 회원들은 청각이 아주 약하거나 없다시피 한 분들이셔서 바깥출입을 꺼리는 편입니다. 그런데 한궁 교실을 하면서 수업이 없는 날도 복지관을 찾아 자발적으로 연습을 하고 굉장히 활동적으로 변화했어요. 무기력하던 회원들이 자신감과 자부심을 갖고 스포츠를 즐긴다는 게 가장 큰 변화라 할 수 있죠.
Q. 한궁 교실에 참여하는 회원들 사이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A. 명절 전에 저희 복지관 안에서 작은 대회를 열었어요. 그때 한궁을 행사에 포함시켰는데 한궁 교실에 참여하시는 회원들이 다른 장애인들에게 얼마나 적극적으로 한궁을 소개하시는지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한궁이라는 스포츠에 애착이 강하고 함께 어우러져 운동한다는 데 즐거움을 느끼시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희 한궁 가르쳐주시는 강사님이 한궁협회 회장님인데요. 분위기가 워낙 적극적이고 좋다보니 매일 아침 복지관에 들러서 수업이 없는 날인데도 자세지도를 해주세요. 그래서 회원들이 더욱 열심히 체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A. 한궁은 계절의 제약을 받지 않고 언제든 시도할 수 있는 스포츠입니다. 한궁 교실이 끝나더라도 회원들이 언제든 복지관에 찾아와 한궁을 하면서 건강하고 즐겁게 생활하길 바랍니다. 더불어 서울에 비해 경기권이나 지방은 장애인들의 생활체육이 활성화되지 않는 면이 있는데, 홈앤쇼핑과 한국장애인재단에서 좋은 기회를 열어주신 점에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강사 인터뷰
이승경 강사이승경 강사
Q. 한궁 강의를 하며 특별히 신경 쓰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한궁은 남녀노소, 장애여부와 관계없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종목입니다. 나이, 신체적 조건에 맞춰 경기 시 과녁과의 거리를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죠. 현재 한궁 교실에서는 고령이면서 청각이 좋지 않은 회원들의 조건에 맞춰 2미터로 거리를 조정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한궁 교실에 참여하시는 분들에게 기대하시는 바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A. 한궁은 양손운동입니다. 사람은 손과 발 중 주로 사용하는 쪽의 감각만 발달하게 마련인데, 한궁은 양손을 쓰기 때문에 자연스레 몸의 균형이 잡힙니다. 또한 양손을 쓰면서 한궁 핀으로 손끝을 자극하기 때문에 치매예방에 도움이 되죠. 회원들이 꾸준히 한궁에 참여하면서 치매 없이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생활하는 게 저의 가장 큰 바람입니다.
참가자 인터뷰
안정숙 참가자안정숙(청각장애)
Q. 어떤 계기로 한궁 교실에 참여하기 시작했나요?
A. 우연히 장애인복지관에 들렀다가 한궁 교실이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이 전에는 한궁이라는 종목이 있는 줄도 몰랐죠. 설명을 들어보니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두 시도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했어요. 평소 운동을 해보고 싶었지만 선뜻 시작하기가 망설여졌는데 남녀노소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종목이라기에 용기를 내 한궁 교실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Q. 한궁 교실에 참여해보니 어땠나요?
A. 양손을 쓰니까 두뇌회전이 잘 된다는 느낌이 들어요. 평소에는 한손만 쓰게 되는데 양손을 쓰게 되면서 몸에 균형이 잘 잡히는 것 같고요. 또 함께 운동하는 분들과 많이 친해져서 친목의 즐거움도 누리고 있습니다. 한궁은 평생 할 수 있는 운동이라 생각하고 지금 한궁 교실 회원들과 꾸준히 핀을 던지며 즐겁게 지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