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링

장애유형 : 청각장애 / 참가자 : 10명
협력기관 : 한국농아인협회 서울특별시협회 관악구지회

농아인 볼링 교실
볼링클럽의 꿈을 이루는 그날까지
신림역 인근의 볼링장에서 열 명 남짓의 농아인이 운동을 앞두고 함께 몸을 풀고 있습니다.
같은 티셔츠를 맞춰 입은 걸 보니 팀워크도 돈독해보입니다.
이들은 올봄부터 함께 볼링을 쳐온 농아인 볼링 교실 참가자들인데요.
언젠가 장애인 볼링클럽을 결성하자며 함께 꿈을 키우고 있는 열정적인 선수들이기도 합니다.
열정에 수어가 더해져 완성된 볼링 교실
열정에 수어가 더해져 완성된 볼링 교실

한국농아인협회 서울특별시협회 관악구지회(이하 지회)는 관악구에 거주하는 농아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단체입니다. 마침 볼링 교실에는 지회의 김재중 지회장이 참석해 수업을 참관하고, 참가자들에게 부족한 점은 없는지 대화중이었습니다. 김 지회장은 열심히 자세를 가다듬는 참가자들을 보며 이야기를 건넵니다.

“저희 농아인들은 듣고 말하는 게 어려울 뿐이지 대부분 신체가 건강합니다. 그래서 수어로 통역을 받아 운동하고 배우는 것을 매우 좋아하고 적극적이죠. 저희 지회에서 진행하는 이 볼링 교실에 참여하시는 분들 역시 열정적이고 반응이 좋아 아주 흐뭇합니다.”

지회에서 활동하는 농아인은 40~50대 중년이 가장 많고, 노년도 많습니다. 볼링 교실을 기획한 박미영 담당자는 이 같은 참가자들의 특성을 고려해 체육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처음엔 배우기 어렵고 처음 접해보는 종목으로 기획하고 싶었지만, 참가자들의 선호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기획 전 단계에서 미리 수요조사를 해봤어요. 그랬더니 볼링을 배우고 싶다는 분들이 월등히 많았죠.”

시내에 볼링장은 얼마든지 있고, 평소 쉽게 접할 수 있는 볼링이지만 농아인들에게는 전문적으로 배울 기회가 전무한 종목이기도 했습니다.

“농아인은 비장애인에 비해 정보력이 많이 떨어지죠. 비장애인들은 배우고 싶은 게 있으면 강의나 레슨을 받는 게 어렵지 않지만, 농아인은 수어통역이 없다면 배울 수 있는 게 없으니까요. 저희 참가자들은 수어통역을 거쳐 전문적으로 볼링을 배울 소중한 기회를 얻게 된 거죠.”

볼링 교실의 수업은 볼링을 가르쳐주는 강사와 담당자가 나란히 서서 진행합니다. 국가대표 출신의 볼링 강사가 앞에서 볼링의 룰과 기술을 설명하면 옆에 선 담당자가 수어로 통역을 합니다. 강사가 시범자세를 보여줄 땐 모두 집중해서 자세를 따라합니다. 프로그램이 시작하기 전 서로 장난을 치며 자리를 잡던 모습과 달리 진지하게 수업에 임하는 참가자들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새로운 꿈을 갖게 해준 소중한 시간
새로운 꿈을 갖게 해준 소중한 시간

어느덧 두 달 넘게 열린 볼링 교실. 처음 시작할 때보다 수업에 익숙해졌고, 프로선수 못지않게 자세도 좋아졌습니다. 강사는 설명을 마친 뒤에 참가자들 한 명씩 자세를 짚어주고, 필요한 기술을 보여주기를 반복합니다. 참가자들은 청력이 없는 대신 눈썰미가 좋아서 강사의 설명을 금방 알아채고 정확하게 자세를 고쳐갑니다. 곁에서 담당자의 수어통역도 병행돼 편한 마음으로 참여하는 볼링시간입니다.

올해 처음 시작한 볼링이지만 아마추어 선수활동을 꿈꾸는 이들이 생겼고, 지금은 참가자 모두가 농아인 볼링클럽 결성이라는 공동의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참가자들은 농아인 볼링클럽을 결성해서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아마추어 선수로 대회에 나갈 꿈을 키우고 있어요. 건강해지고자 시작한 볼링이 참가자들의 새로운 꿈으로 이어져 참 흐뭇하고 보람됩니다.”

시원한 실내 볼링장이지만 이들이 볼을 굴리는 레인은 열정과 희망으로 가득 차 훈훈할 정도입니다. 언젠가 농아인 볼링클럽이 결성되고, 주옥같은 선수가 탄생할 날이 머지않았으리라 기대되는 모습이었습니다.

담당자 인터뷰
박미영 대리(수어통역사)박미영 담당자
Q. 볼링 교실을 운영하면서 회원들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A. 저희 참가자들이 연령대가 높은 편인데요. 과거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심했던 시절을 살아와서인지 전반적으로 위축된 성향이 있었어요. 그런데 볼링 교실을 통해 다들 활발해지고 신체와 정서 모두 건강해지는 게 느껴집니다.
Q. 함께 운동을 하면서 참가자들 간 소통이 활발해지고 친근해졌을 거라 생각됩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알려 주세요.
A. 지난주에는 팀을 짜서 떡볶이 내기를 하시더라고요. 진 팀이 수업 마치고 떡볶이를 사기로 했는데, 떡볶이 값이 걸려있어서인지 평소보다 다들 점수가 잘 나오더라고요.(웃음) 이렇게 소소한 재미가 있어 더욱 즐겁게 운동하시는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A. 볼링 교실을 통해 저희 참가자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공동의 꿈도 갖게 돼서 지원해주신 홈앤쇼핑과 한국장애인재단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앞으로 타 협회와 친선경기도 예정돼 있습니다. 볼링클럽으로 발전하는 날까지 노력하겠습니다!!
강사 인터뷰
임병윤 강사임병윤 강사
Q. 농아인의 볼링 강의를 하며 특별히 신경 쓰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그동안 비장애인에게만 강의를 했고, 이번에 처음 장애인이 참여하는 수업을 시작했는데요. 어려운 점이 많을 거라 예상돼서 다소 긴장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참가자분들이 첫날부터 적극적으로 질문해주시고 배우고자 하는 자세가 잘 잡혀있으셔서 오히려 즐겁고 편하게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Q. 볼링 교실에 참여하시는 분들에게 기대하시는 바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A. 앞으로 열리는 친선경기에 제가 심판으로 참석하기로 했어요. 경기 전에는 잘할 수 있도록 한 번 코치도 해드릴 생각이고요. 저는 참가자들이 지금처럼만 열정을 보여준다면 친선경기 우승도, 원하시는 아마추어 선수활동도 모두 가능할 거라 봅니다. 다들 건강하고 즐겁게 운동 이어가셨으면 합니다.
참가자 인터뷰
전육순(청각장애)전육순(청각장애)
Q. 어떤 계기로 볼링 교실에 참여하기 시작했나요?
A. 평소 등산이나 수영, 볼링 등 운동을 좋아했어요. 하지만 수어통역 없이 운동을 전문적으로 배울 수 없다보니 볼링은 거의 공을 던지는 수준이었어요. 지회에서 볼링 교실을 연다고 했을 때 볼링 룰과 자세를 제대로 배울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어서 얼른 지원했죠.
Q. 볼링 교실에 참여해보니 어땠나요?
A. 전문적으로 볼링을 배워보니 너무 재밌고, 한 번도 지치거나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저는 개인장비를 마련해서 아마추어 선수로 활약하고 싶은 목표도 생겼답니다. 우리 지회의 자랑스러운 선수가 되도록 많이 응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