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테스 (부모), 특수체육 (자녀)

장애유형 : 발달장애 / 참가자 : 20명
협력기관 : 서울특별시장애인재활협회

발달장애 가정 주말 체육 교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건강해지는 체육 교실
평소 운동은 평일에만 하고, 주말이면 늘어지게 늦잠 자며 쉬는 분들이라면 놀랄 만한 풍경이 있습니다.
바로 서울특별시장애인재활협회(이하 협회)가 진행하고 있는 발달장애가정 주말 체육 교실입니다.
토요일 아침이면 발달장애 아동 가정의 엄마와 아이가 함께 손을 잡고 체육 교실이 열리는 장소로 찾아옵니다.
장애인을 위한 체육활동에 보다 깊은 배려가 더해져 진행되는 주말 체육 교실, 장애 가정에서 손꼽아 기다리는 즐거운 토요일입니다.
장애 가정 구성원 모두가 건강하도록
장애가정 구성원 모두가 건강하도록

협회는 발달장애인의 장학사업과 체육 교실, 지체장애인을 위한 정보보급사업 등을 진행하는 곳입니다. 그동안 협회에서는 장애인의 재활 못지않게 장애 아동, 청소년의 교육·복지사업을 다수 진행했는데 그 과정에서 장애당사자 주변까지 눈길을 돌리게 됐습니다. 이번 체육 프로그램을 기획한 김정 담당자가 자세히 설명해줍니다.

“우리나라에 발달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은 여럿 있지만 장애 가정의 부모, 형제를 위한 프로그램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장애 가정을 잘 들여다보면 장애당사자의 부모, 형제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복지의 손길에서 제외되곤 합니다. 그런 상황을 고려해 저희는 장애당사자와 가족이 함께 즐기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이번 체육 교실을 기획했습니다.”

협회는 서울시 내 발달장애를 가진 아동, 청소년과 그들의 엄마에게 체육활동을 지원하는 주말 체육 교실을 기획했습니다. 발달장애 가정은 다문화 장애 가정과 비(非)다문화 장애 가정을 모두 포함합니다.

“다문화 장애 가정의 경우 언어·문화 격차로 늦은 장애 발견과 교육 지도에 어려움이 많아요. 비다문화 가정도 마찬가지로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함께 운동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자녀양육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자는 취지도 있습니다.”

하지만 국적은 이곳에서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엄마들은 누적된 피로와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버리고, 아이들은 함께 어우러져 뛰어놀며 친구가 되어갑니다.

각자의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
각자의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특별한 2시간

체육 교실이 열리는 토요일이면 24시간 붙어 지내는 엄마와 아이가 잠시 떨어져 각자의 활동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이 시간 만큼은 쉴 새 없이 일상을 살아가는 엄마들에게 무엇보다 소중하고 자유로운 시간입니다. 2시간 동안 엄마들은 필라테스를 배웁니다. 항상 긴장하며 지내는 통에 잔뜩 뭉치고 결리던 자세를 풀어주고, 잔잔한 클래식을 들으며 묵은 스트레스를 떨쳐냅니다. 엄마들의 얼굴에 드리워진 그늘은 어느새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바로 옆 아이들의 공간에는 다양한 연령의 장애 아동, 청소년과 그들의 비장애인 형제, 자매들이 함께 합니다. 잠시나마 장애 아동들은 엄마와 떨어져 자연스럽게 분리연습을 하며 자립성을 키웁니다. 평소 장애당사자와 친밀하지 못했거나 소외감을 느꼈던 비장애인 형제, 자매들도 함께 운동하며 배려하는 마음을 다져갑니다. 또한 엄마들이 운동하는 동안 불안하지 않도록 각 아동마다 자원봉사자가 1:1로 배치돼 곁에서 보조해줍니다.

이날은 신나는 원 달리기를 하고 커다란 천 위에 풍선을 올려 다함께 위로 날리는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함께 풍선을 튕기는 동안 돈독해지는 단합심과 성취감이 아이들 얼굴에 떠오릅니다. 주말 체육 교실을 통해 아이들의 키가 얼마쯤 더 자라고, 엄마들의 뭉친 어깨도 얼마쯤 풀어졌으리라 기대할 수 있었던 흐뭇한 풍경입니다.

담당자 인터뷰
김정 담당자김정 담당자
Q. 주말 체육 교실에 참여하는 엄마들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A. 발달장애 가정에서 엄마들은 종일 아이들을 돌보느라 스트레스가 많아요. 엄마가 자신을 위해 쓰는 시간은 거의 없다시피 하거든요. 그랬던 엄마들이 이곳에 와서 2시간 만큼은 편안하게 운동을 하게 되니 처음에 비해 표정이 정말 밝아졌어요. 또 양육정보를 공유하고 경험담도 나누면서 유대감이 깊어진 것 같아요.
Q. 그렇다면 주말 체육 교실에 참여하는 아이들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A. 처음에는 통제가 잘 안 돼서 어려웠어요. 지금은 신기할 정도로 2시간 내내 강사님 지도에 집중해서 체육활동에 참여합니다. 체육 교실에 참여하는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잘 배우고 있어서 지금처럼만 해줘도 더 바랄 게 없습니다.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A. 앞으로도 장애 가정을 위한 체육 프로그램을 계속하고 싶은데요. 서울시 내에 엄마와 아동이 분리되어 운동할 만한 공간이 그리 많지가 않아요. 이번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게 장소 섭외였습니다. 그래서 장기적인 체육활동을 위해 체육시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고요. 장애당사자 뿐만 아니라 장애 가정의 건강한 삶을 위한 지원에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강사 인터뷰
강주연 엄마교실 강사강주연(엄마 체육 교실) 강사
Q. 장애 가정의 엄마들을 위한 강의를 진행하고 계신데요. 특별히 신경 쓰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나오시는 분들 중에 다문화 장애 가정 엄마들이 계신데, 언어장벽이 다소 있는 편이에요. 그래서 전문용어는 쓰지 않고 최대한 쉽게, 천천히 설명하는 데 주력하고 있어요.
Q. 처음에 비해 참여하시는 분들에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A. 처음 체육 교실 엄마들을 봤을 때 정말 많이 지쳐보였어요. 고단함이 얼굴과 온몸에 드리워져 있었어요. 많이 지쳤겠구나, 얼마나 피곤할까 이런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죠. 그래서 고난도의 필라테스 자세나 기술보다는 몸의 피로를 풀고 개운해지도록 수업을 진행했고요. 지금은 처음에 비해 많이들 웃으시고, 수업이 끝나면 몸이 시원하다며 기분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세요.
Q. 참여하시는 분들에게 기대하시는 부분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A. 체육 교실에 나오시는 엄마들은 아이들을 돌보느라 자신의 건강에 신경 쓸 여력이 없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건강해야 아이도 건강하게 키울 수 있잖아요. 이번 체육 교실을 계기로 모두 자신을 소중히 여기며 건강히 지내시길 바랍니다.
강사 인터뷰
허명 아이교실 강사허명(아동 체육 교실) 강사
Q. 장애 아동·청소년 체육 강의를 진행하고 계신데요. 특별히 신경 쓰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매번 회차마다 새로운 종목을 가르쳐 운동경험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최대한 다양한 체육활동을 가르쳐주려 해요. 또 개인 체육 종목보다 함께 하는 종목을 진행해서 협동심을 키워주는 데 집중합니다.
Q. 처음에 비해 아이들의 달라진 점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A. 처음엔 체육 교실이나 선생님들, 자원봉사자들이 낯설어서 아이들이 밖으로 나가려 하거나 참여하지 않으려 피한 적이 있었어요. 그랬던 아이들도 이제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승부욕이 생겼죠. 또 자폐아동의 경우 자신이 원하는 행동만 하려는 성향이 간혹 있는데 지금은 참여하려는 자세가 생겼어요. 굉장한 체력증진보다는 자세와 마음가짐이 좋아졌다는 게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체육 교실의 아이들에게 기대하시는 부분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A. 언젠가 아이들이 성인이 돼서 사회에 나가고 직장생활을 할 수도 있겠죠. 훗날 아이들이 사람들과 건강한 관계를 맺고 살아가려면 꾸준한 체육활동으로 협동심과 사회성을 단련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주말 체육 교실에서의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기분 좋은 기억을 많이 남기고 사회성이 튼튼해진다면 좋겠습니다.
참가자 인터뷰
이지연 참가자(정우, 채우 엄마)왼쪽부터 ‘이지연(보호자), 이채우, 이정우(발달장애)’
Q. 어떤 계기로 주말 체육 교실에 참여하기 시작했나요?
A. 우리 정우가 발달장애를 갖고 있는데 평소 정우가 운동을 하거나 수업에 참여하면 저는 항상 밖에서 기다려야 했어요. 사람들은 그 시간동안 엄마가 쉰다고 생각하지만, 안에서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항상 촉각을 세우고 대기하는 시간이거든요. 그럴 때면 저도 운동을 한 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를 알게 돼 참여하게 됐습니다.
Q. 주말 체육 교실에 참여해보니 어떠세요?
A. 제가 필라테스로 편안하게 몸을 이완하고 스트레스를 푸는 동안 아이들을 마음 편히 돌봐주는 협회 직원분들과 선생님들이 계셔서 정말 좋아요. 특히 정우 동생 채우는 비장애인인데 주말 체육 교실이 비장애인 형제, 자매도 함께 참여할 수 있어 참 좋아요. 남매가 함께 운동을 배우다보니 사이도 좋아졌어요. 요즘은 둘이 다닐 때 손도 잡고 다니고, 집에 와서 체육 교실에서 있었던 일도 조곤조곤 이야기해요. 주말 체육 교실을 통해 우리 가족의 즐거움과 행복이 커진 것 같아요.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