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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업스토리] 동료에게 ‘치유’를 전하는 동료 notice
    2021-01-15 Hit 3,335
  • 2020 프로그램 지원사업 |

    지난 11월, 정신장애인 동료상담가를 만났습니다. 이들은 정신장애를 진단받은 지 최소 10여 년이 되었습니다.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을 때의 혼란, 강제 입원했을 때의 겪었던 고립감, 치료가 지지부진하다고 느낄 때의 좌절감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동료상담가는 정신장애 회복과정을 먼저 경험한 사람으로서 공감, 경청의 기술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다른 동료 정신장애인의 회복을 돕습니다.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없는 공감과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인재들입니다.

    동료상담가로 거듭나고자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정신장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 많은 사람들이 미디어에서 비춰지는 것처럼 정신장애인을 무서운 사람, 인격이 파탄난 사람, 나를 해칠 것 같은 사람으로 보는 건 맞아요. 그런데 꾸준히 치료를 받고 약에 익숙해지다 보니 공격성, 폭력성은 거의 없어요. 그런 사람들이 대부분이에요.

     재완 : 정신장애와 범죄 사이에 어떤 인과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에요. 정신장애가 범죄 원인인 것처럼 만들어 버리는데... 사실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는 비장애인이 더 많다고 하더라고요.

     △△ : 저는 피해망상이 있었어요. 길 가던 사람들이 갑자기 나를 해코지할 것 같은 생각이 들고, 갑자기 화가 치밀어오르고는 했어요. 약을 먹기 시작한 후로는 그렇게 갑자기 화가 나거나 하지는 않아요. 그런데 TV에서는 정신장애인은 아예 감정 조절이 안 되는 시한폭탄처럼 묘사하니까... 당사자로서 안타까워요.

    잠시 편견에 대해 터놓고 난 뒤에 정신과적 상담에 관한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수업이 진행됐습니다.

    참여자들이 시뮬레이션을 이어가고 있다.

    ‘증상이 없다는 동료와의 상담’을 주제로 재완 씨가 내담자를, ○○씨가 상담가 역할을 맡았습니다.
    ○○ : 그래도 확진을 받았으면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재완 : 의사도 사람인데 틀릴 수 있지 않나요?

     ○○ : 의사는 전문가니까 의사 의견에 따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재완 : 자기에 대해서는 자기가 제일 잘 알죠. 저는 제가 정상이라고 생각하는데 제 판단이 맞지 않을까요?

     ○○ : 함부로 자가진단을 내리는 건 위험할 수 있어요. 정신 질환에 대해서 교육을 받은 의사선생님 말을 받아들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상담 시연이 끝나면 피드백이 이어집니다. 내담자를 맡은 재완 씨는 “훌륭하다. 의사가 객관적 판단을 내릴 거라고 설득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칭찬했지만 사회복지사 한결 씨의 의견은 조금 달랐습니다.

    “정신과 의사가 무조건 객관적일 것이라고 얘기하는 건 적절하지 않아요. 동료상담가는 객관적인 판단을 내려줄 필요는 없어요. 개인의 경험 속으로 들어가서 공감하고 조언하는 역할을 맡아야 해요.”

    한결 씨의 피드백에 OO 씨는 “그렇네요. 치료보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이 필요하다고 여기 와서 많이 느꼈는데도 상담을 진행하면 자꾸 틀에 박힌 대답이 나와요”라며 수긍했습니다.

    시뮬레이션이 끝나고 피드백을 주고받고 있는 참여자들.

    두 번째 주제는 ‘초발한 동료와의 상담’입니다. □□씨가 내담자를 맡고 한결 씨가 상담가 역할을 맡았습니다.

    □□ : ‘죽어라’, ‘너는 필요 없는 존재야’라면서 저를 비하하는 소리가 들리고, 남들 눈에 안 보이는 게 보여서 당황스러워요.

     한결 : 그런 소리가 들리면 당황스럽고 생활하기가 많이 힘드실 것 같아요. 그 목소리는 언제부터 들렸나요? 특별한 일이나 계기가 있었나요?

     □□ : 자주 들리기 시작한 건 1~2개월 정도 됐어요. 별일은 없었어요. 무슨 일이 있었으면 그 일 때문에 그런가보다 할 텐데 그런 것도 아니에요.

     한결 : 주변 사람들한테 얘기해 본 적은 있나요?

     □□ : 이상하게 생각할까 봐 아무한테도 말은 못했어요. 처음에는 혼자 참아보려고 했는데 지금은 너무 힘들어서 정신과에 가보고 싶거든요. 그런데 확진을 받고 약을 먹으면 정신병자로 낙인 찍히는 것 같아서 무서워요. 정신과 약을 먹는다고 하면 손가락질 받을까 봐요.

     한결 : 남들의 반응이 두려워서 약점을 공유하기 어려워하는 건 당연해요. 그래도 다 털어놓고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아직 다른 사람에게 말하기 어려우시면 저랑 대화를 계속 나눠보시다가 정말 견디기 힘들어지면 그때 저랑 같이 병원에 가봐도 될 것 같아요.

    한결 씨는 모든 결정에 있어 중심은 내담자인 동료가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병원에 갈지 말지, 치료를 포기할지 말지를 직접 결정해주는 게 아니라 동료의 저울 한쪽 경험에서 나온 의견을 올려놓는 것이 동료지원가의 몫이라며 말이죠.

    수업이 끝난 후 참여자들은 소소한 이야기를 나눴다.

    동료상담가는 ‘치료’가 아닌 ‘치유’의 관점에서 ‘정답’이 아닌 ‘더 나은 길’로 동료를 이끌어주는 역할을 하는 길잡이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동료의 길잡이로 거듭나기 위해 교육을 받은 참여자들은 무엇을 느꼈고,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한결 : 정신과 의사나 사회복지사들은 개인의 경험에 대해 깊게 접근하지 말라고 이론상 교육을 받아요. 그래서 보통 진단을 내리고, 필요한 서비스를 파악하기 위한 정도의 상담만 하거든요. 여기 와서는 다들 경험에 대해 얘기하고, 공감하는 훈련을 거치면서 서로에게 많이 위로가 된 것 같아요.

     재완 : 정신과 상담을 할 때 받는 조언은 대부분 무언갈 고치라고 해요. 정신장애인을 정신병 환자라고만 생각하니까요. 그런데 동료상담가는 비판하거나 고쳐주려고 하지 않고 같은 입장, 눈높이에서 지지해주니까 마음이 편해요.

     △△ : 당사자 분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혼자 있으면 나만의 생각에 갇혀있을 때가 많은데 여기 오면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혼자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는 2020년 한국장애인재단 프로그램 지원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정신장애인 동료상담가 양성과정을 운영했습니다. 단순한 조언이 아닌 깊은 공감을 바탕으로, 세상을 향해 나아갈 용기를 전하는 동료상담가가 되길 응원하겠습니다.


    한국장애인재단은 장애인의 복지와 권리증진, 정책 및 인식개선을 위해 현장에서 노력하는 장애인 단체의 프로그램을 지원하여 장애를 이유로 장벽이 생기지 않는 사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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